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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빠지거나?자꾸?붓고?피곤하다면"...?갑상선기능항진증?vs?저하증?차이점은
식사량도 활동량도 평소와 다를 바 없는데, 유독 가슴이 두근거리고 몸이 뜨겁거나 반대로 배터리가 방전된 것처럼 극심한 무기력함에 시달릴 때가 있다. 단순히 컨디션 문제나 성격 탓으로 돌리기 쉽지만, 이는 우리 몸의 '대사 엔진'인 갑상선이 보내는 이상 신호일 수 있다. 목 앞쪽에 위치한 나비 모양의 작은 기관, 갑상선이 만들어내는 호르몬 한 방울이 우리 몸을 '과속'하게도, '저속'하게도 만들며 삶의 질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이에 내분비내과 권혜미 교수(강북삼성병원)의 자문을 기반으로 헷갈리기 쉬운 두 질환의 차이점과 올바른 관리법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다.
신체 대사 속도 결정하는 갑상선, '항진증'과 '저하증' 차이점
갑상선은 우리 몸의 에너지 대사를 조절하고 신체 기관의 활동 속도를 결정하는 핵심 기관이다. 이 호르몬이 얼마나 분비되느냐에 따라 우리 몸의 상태는 극명하게 갈린다. 쉽게 비유하자면 갑상선 기능 항진증은 자동차 액셀러레이터를 끝까지 밟은 '과속' 상태이며, 저하증은 엔진 출력이 떨어져 거북이걸음을 하는 '저속' 상태와 같다.
권혜미 교수는 "갑상선기능항진증에서는 몸이 필요 이상으로 에너지를 만들어 신진대사가 지나치게 빨라진다. 그 결과 열이 많이 나 땀이 늘고, 더위를 잘 타게 된다. 식욕은 증가하지만 체중은 오히려 감소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한다. 반대로 갑상선기능저하증은 전신의 대사 속도가 느려지는 것이 특징이다. 권 교수는 "흔히 몸이 전체적으로 느려진 느낌을 받게 되며, 장운동이 둔해져 변비가 생기고 체중이 증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갑상선 질환은 단순한 신체 증상을 넘어 환자의 성격과 심리 상태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본인도 모르게 변해버린 성격 탓에 주변과 마찰을 빚기도 하는데, 이는 개인의 의지력 문제가 아닌 호르몬 수치 이상에 따른 생리적 반응이다. 권 교수는 "갑상선기능항진증이 있으면 신경이 과민해지고, 사소한 일에도 예민해지거나 불안·초조함이 심해질 수 있다"고 설명한다. 가까운 지인이나 가족이 '성격이 급해졌다'거나 '짜증이 부쩍 늘었다'고 느낄 정도로 뚜렷한 감정 변화가 동반되기도 한다. 반대로 갑상선 기능 저하증에서는 기운이 빠지고 의욕이 떨어지며, 우울감과 무기력함이 두드러지는 양상을 보인다.
혈액 수치로 이상 확인, 방치하면 전신 합병증 위험까지
병원에서 갑상선 이상을 확진할 때는 주로 혈액 검사를 시행한다. 이때 주목해야 할 지표는 갑상선에서 직접 만드는 'T3, T4' 호르몬과 이를 조절하는 뇌하수체의 신호인 'TSH(갑상선자극호르몬)'이다. 정상 상태에서는 이 수치들이 균형을 이루지만, 질환이 생기면 일정한 패턴을 보인다. 항진증 초기에는 T3,T4는 정상인데 TSH만 낮아지는 '무증상 항진증'이 나타나다가, 진행되면 T3,T4가 상승하고 TSH는 더 낮아진다. 저하증은 반대로 T3,T4는 정상인데 TSH가 먼저 올라가는 단계를 거쳐, 결국 T3,T4가 감소하게 된다. 권혜미 교수는 "질환의 원인을 확인하고 치료 방향을 정하기 위해, 필요에 따라 갑상선 자가면역 항체 검사, 갑상선 초음파, 갑상선 스캔 검사 등을 추가로 시행하기도 한다"고 설명한다.
갑상선 질환을 제때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전신 합병증으로 이어진다. 항진증은 심장과 뼈에, 저하증은 혈관 건강에 치명적인 영향을 준다. 권 교수는 "갑상선기능항진증은 심장이 평소보다 훨씬 빠르고 강하게 뛰는 증상을 보이는데, 이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심장이 과로하게 되어 부정맥, 심방세동, 심부전 위험이 증가한다"고 경고한다. 또한 뼈에서는 파괴 속도가 생성 속도보다 빨라져 골밀도가 감소하고 골다공증 위험이 커진다. 반면 저하증은 대사가 느려져 혈액 속 나쁜 콜레스테롤(LDL)이 잘 분해되지 않고 쌓이게 되는데 이로 인해 혈관에 지방이 축적되어 동맥경화, 협심증, 심근경색 같은 심혈관 질환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갑상선 약, 평생 먹어야 할까?
많은 환자가 갑상선 약은 한 번 먹기 시작하면 평생 복용해야 한다는 두려움을 갖고 있다. 하지만 이는 질환의 종류와 원인에 따라 다르다. 항진증의 경우 항갑상선제 치료를 평균 1.5~2년 정도 유지하면 약을 중단해도 병이 재발하지 않는 완치를 기대할 수 있다. 반면 저하증은 원인에 따라 경과가 다양하다.
권혜미 교수는 "중요한 점은 갑상선 호르몬제 복용이 의존이나 중독이 아니라, 몸에 부족한 호르몬을 보충해 정상적인 대사를 유지하기 위한 치료라는 점이다"라고 설명한다. 일시적인 갑상선염이나 출산 후 갑상선염의 경우 시간이 지나면서 기능이 회복되면 의료진의 판단하에 약을 중단할 수도 있다.
갑상선에 좋다는 김, 미역 도움될까?... 요오드, 영양제 섭취 주의점은
단순히 약을 잘 복용하는 것만큼이나 환자들이 궁금해하는 것이 바로 '식단'이다. 그중에서도 해조류가 갑상선 건강 좋다는 것은 잘 알려진 정보이기도 하다. 하지만 권혜미 교수는 "갑상선기능항진증이 있는 경우에는 이미 갑상선 호르몬이 과도하게 만들어지고 있으므로, 요오드가 많은 음식(김, 미역, 다시마 등 해조류)은 과도하게 섭취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권고한다. 저하증 환자 역시 평소 섭취하는 식단으로 어느 정도 섭취가 가능하기 때문에 일부러 많이 먹을 필요는 없다. 오히려 과도한 요오드 섭취가 오히려 갑상선 기능을 더 억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갑상선 관리를 위해 영양제를 섭취할 때도 주의가 필요하다. 셀레늄이나 아연이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칼슘이나 종합비타민 등은 갑상선 호르몬제의 흡수를 방해한다. 권 교수는 "이러한 영양제들은 갑상선 호르몬제의 흡수를 방해할 수 있으므로, 호르몬제 복용 후 최소 4시간 이상 간격을 두는 것이 안전하다"고 조언한다. 마지막으로 그는 "증상이 좋아졌다고 임의로 약을 중단하면 재발 위험이 높아지므로 반드시 정기적인 추적 검사와 꾸준한 약물 복용을 유지해야 한다"고 당부했다.